[라디오 스타-트업 ①] “당신에게…회사란?”
올해 데모데이와 강연, 세미나 등의 이벤트와 인터뷰를 통해 여러분야 스타트업 종사자 등을 만났습니다. 화훼산업과 축산업의 낡은 유통 구조를 혁파 하겠다는 기업부터, 미래 트렌드로 대두되는 인공지능(AI) 등의 기술 기반 스타트업 등 장르도 다양했습니다.
2016년은 ‘혼용무도’의 해라고 일컬어졌습니다. 이 사자성어는 ‘원칙도 없고 어지로운 세상’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요. 만났던 스타트업들은 이 ‘혼용무도’의 시대에서도 원칙을 지켜가며 묵묵히 사업을 해나가고 있었습니다. 내년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는 올해보다 긍정적이며 밝은 뜻이 채택되고, 그에 걸맞는 스타트업이 더 많아지고 이전보다 크게 성장하길 바라겠습니다.
스타트업을 만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이를 만날 때마다 스스로에게 브랜드 의미와 궁극적으로 어떤 회사를 만들어 가고 싶은지 물었는데요. 대답은 각양각색이었고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의견이 비슷하게 모이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유형별로 정리해 봤습니다. 아, 그리고 내년에도 다시 만나요. 제발.
▲사업하는 지금이 좋아요… ‘올인’형
사업 운영 이전 다른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던 창업자들은 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미’, ‘힘들지만 즐겁다’ 등 사업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은 유형입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게 해준 소중한 선택이다. 창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기업 조직 문화에 순응하는 회사원이었을 거다. 대학시절 성향은 이성적인 면이 강했고 수직적인 조직 문화를 당연하게 생각했었다. 그랬던 내가 이 일을 하면서 달라졌다. 사업에 인격을 부여해 말하자면,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고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마운 존재’다.” [Startup’s story #287] 마리몬드, 상처입은 영혼을 위로하는 소셜벤처
“내 인생의 새로운 도전이다. 회사를 세 군데 다닌 뒤 사업이 4번째 커리어인데, 창업은 회사와 다른 고민을 하게 되는 경험 같다. 돈을 어떻게 벌 것인지부터 사회적 의미까지 챙기게 되기 때문에 내게 크레딧데이터는 하루를 뜻 깊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어떤 것’이다.” [Startup’s story #290]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한다’,크레딧데이터
“창업 이전에 나를 둘러싼 것들은 공부와 수학이 전부였다. 탁상공론하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지금 내게 축산업과 정육각은 또 한번 몰두하고 싶은 재미다.” [Startup’s story #303] 정육각:카이스트 수학 학도가 축산업계에 뛰어든 이유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다. 롤러코스터는 그 자체로 짜릿함을 준다. 원티드라는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이전에는 결코 배울 수 없었을 지혜와 용기를 쌓고있다.” [Startup’s story #304] 내가 추천한 사람이 채용되면 보상금 주는 회사, 원티드
▲이 사업은 내 일생 일대의 ‘기회’ 형
창업을 귀하게 잡은 소중한 기회라고 말한 이들도 많았습니다. 페인 포인트를 인지해 아이템을 찾아내고, 이를 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열심히 달리는 창업자들이었습니다.
“기회라고 생각한다. 처음 마이돌 입사 제안도 기회였고, 투자 받은 것도 기회였다. 누군가가 꿈꿔온 기회를 얻게 됐으니 사업을 더욱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나만 바라보고 여기까지 와준 직원들을 생각해서라도 잘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내게 마이돌은 그런 의미다.” [Startup’s story #276] ‘더 많은 스타와 팬을 모이게 하겠다”, 마이돌
“로또인 것 같다. 현재 우리 팀은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사업을 결심하고 일했던 지난 1년간 내 삶은 온전히 오누이와 함께였다. 현재도 매일 밤 막차 타고 집에 가고 주말에도 사무실에 나올 정도로 바쁘고 힘들다. 그렇지만 우리가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신난다.” [Startup’s story #286] 오빠와 누나는 수학을 어떻게 풀까? – 오누이
“대출을 거절 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했다고 하면, 다 꾸며낸 이야기 아니냐고 묻더라. 거짓말이 아니다. 이전에 하던 사업을 다섯 번 피봇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금융 문제를 발견했다. 그렇기에 내게 렌딧은 ‘벼랑 끝에 찾아온 기회’다.” [Startup’s Story #292] “디자인과 창업의 공통점?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만드는 것!” 렌딧
▲ 뗄래야 뗄 수 없는 ‘혼연일체’형
사업을 인격체이자 자기 분신으로 생각하는 유형의 창업자들입니다. 흥미로운 건 대표 뿐만 아니라 회사와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팀원중에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혼 안 하냐고 물어볼 때마다 회사랑 결혼했다는 말을 한다. 타운 컴퍼니는 많은 시간을 함께하게 될 인생의 반려자와 같은 존재다.” [Startup’s story #291] “회사와 결혼했다” ,타운컴퍼니
“10년간 커리어가 녹아든 빙산의 일각이다. 겉으로 보여지는 텐핑 서비스는 단순하다. 하지만 저변엔 경험이 녹아든 거대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카이스트에서 소설가를 꿈꾸던 순간부터 기자, 프로그래머 등으로 살아오며 매 순간 고민하던 모든 것을 담아낸 집약체다.” [Startup’s story #293] “국민 모두가 1인 마케터”, 텐핑
“회사는 나 그 자체다. 평소에도 바쁘게 살아왔지만 요즘은 자는 시간 이외엔 일만 하고 있다. 절박함과는 다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서 이 사업에 온전히 몰입하고 있는 것 뿐이다. 현재보다 회사 모양새를 갖추고 나와 회사를 분리할 수 있을 때 제대로 된 대답을 할 수 있을 듯 싶다.” [Startup’s story#295] “감정노동 없는 세상을 꿈꾼다.” 신의직장
“엔코드를 운영하는 동안 아이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대표이자 아버지가 되도록 인생 목표를 세웠다. 거기엔 엔코드도 들어간다. 그래서인지 회사는 내 인생의 목표 그 두가지가 내포된 나의 또 다른 자아가 된 것 같다.” [Startup’s story #308]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명품을 3,4일 안에 보내 드려요”-엔코드
“동일한 상황에 놓여 있는 또 하나의 아들이다. 가정과 창업은 같은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듯이 공동창업자들과 창업해 고미를 만들었다. 그리고 현재 동시에 아이와 고미를 성장시키고 있다. 고미가 고도화되고 아이가 크는 시간을 즐기려 한다.” [Startup’s story #309] 굴러다니는 공 하나가 유기견 문제를 줄인다, ‘고미’
“노트북이다. 회사에서 처음 노트북을 지급받은 이후 어디든지 항상 노트북을 가지고 다닌다.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시공간을 초월하고 있는데 나도 거기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트북은 내 몸의 일부 같다. 와디즈도 마찬가지다.” 팀장 황인범에게, 와디즈란?
▲나 혼자 일군 곳 아냐…’팀원이 최고’형
지금의 기업이 있기까지 팀원의 도움이 가장 컸다고 응답한 창업자도 있었습니다. 회사는 혼자 고군분투해서 일군 곳이 아닌 팀원들과 고군분투해 민들어진 결과물임을 강조한 유형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가족’이 아닐까 싶다. 열 명으로 이뤄진 우리 팀원들은 분명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 능력자인데 매출도 없고 별 볼 것 없어 보이는 이 곳에서 밤낮 없이 일하고 있다. 이럴 수 있는 사람들은 가족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이들은 내게 또 하나의 가족이다. 함께 해줘서 고맙고 이들에게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누리게 해주고 싶다.” [Startup’s story #284] 이놈들연구소, “어른과 아이 모두 열광할 제품 만든다.”
“회사 이름은 공동 창업한 친구들의 이름 한 글자 씩 넣어서 지었다. 하지만 내 이름은 없다. 평소에 주변 사람들이 빛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산다. 설립은 내가 했지만 화동미디어는 내가 아닌 함께한 모든 이들의 것이다. 그래서 회사는 다른 이들이 부각돼 일궈가는 삶의 터전이라고 생각한다. 나 뿐만 아니라 다들 그렇게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Startup’s story #299] 중국에서 1등이 세계 1등이다-화동컴퍼니
▲회사에서 나를 돌이켜 보는 ‘자아성찰’형
회사에서 스스로의 성장을 이야기한 창업자들도 있었습니다. 공통적으로 발로 직접 뛰는 서비스 하는 분이었고요.
“일단은 현재 인생의 변곡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성장 곡선을 따져보면 콜버스가 티핑 포인트다. 열심히 달리겠다.” [Startup’s story #285] 콜버스, “저질러야 세상이 바뀐다!”
“‘선과 악’이 둘다 있는 곳이다. 스트레스를 주는 악이기도 하지만, 회사를 키우는 과정에서 기쁨을 안겨주는 선이기도 하다. 온전히 선의 상태가 될 때까지는 동시에 안고 가야하는 곳이다.” [Startup’s story #301] 스테이즈: 퇴사하려는 직원이 있으면 집으로 찾아가는 회사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한 척의 배, ‘선구자’형
자신의 팀을 하나의 배 혹은 작은 조직이라고 대답한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닥칠 미래에 기대감도 있지만 동시에 올 수도 있는 시련을 의연히 대처하겠다는 의지가 읽힌 유형이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같다. 우여곡절 끝에 글로벌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그만큼 해외 굴지의 기업을 마주할 때마다 왜란 시절 이순신 장군이 거대한 적군을 대적할 때와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두려움과 맞서며 승리를 위해 달리는 임직원들이 함께 탄 배인만큼, 레페리는 위기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 거라 믿는다.” [Startup’s story#270] “사업목표?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는 것!” 레페리
“신생 행성 같다. 맨 처음 지구도 가스로 시작했지만 많은 성장을 통해 지금과 같은 행성이 됐다.회사가 성장한다면 지금의 지구 같은 곳이 될 테고, 그 곳에서 내가 차지하는 영역은 손톱만큼도 안될 거다. 내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한 군데도 없지만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곳, 그리고 뜻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곳이 바로 이곳 샌드박스네트워크 같다.” [Startup’s story #279] 샌드박스네트워크, “스타트업을 빨리 벗어나고 싶다”
“한 척의 배라고 말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을 지, 멋진 돛을 달 수 있을 지, 증축해서 큰 배를 만들 수 있을지, 얼마나 멀리 갈수 있을 지가 투영된 배다. 동시에 과한 욕심에 짐을 많이 쌓으면 배가 침몰할 수 있어 걱정도 된다. 과하지 않게 운항하고 싶다.” [Startup’s story #282] 스타트업식 혁신 더해 사회적 가치 실현한다-두손컴퍼니
“또다른 통로로 이어주는 문인 것 같다. 문을 열면 추상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새로운 공간, 사람들,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해주지 않나. 어반베이스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해주는 문이 되길 바란다.” [Startup’s story #302] “세상에 없는 또 하나의 지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 어반베이스